저번주 토요일이었습니다. 갑자기 폭설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저는 그 날 기차를 타고 갑자기 생각난 손수제비와 메밀 비빔국수를 먹고 싶어 지방으로 내려가는 열차에 몸을 맡겼습니다. 주말에 푹 쉬며 맛있는 미식 여행을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사실 또 여행을 떠나는 저의 초록 가방은 아직 비행기 텍도 떼지 않았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들 제 흥겨웠던 파티이야기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아직 그 후유증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 이렇게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떠나려고 합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너무 추워서 파스구찌에 들렀는데 사람이 정말 많아서 조금 기다리다가 드디어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이 추운 날 온 몸을 덜덜 떨면서 잘도 주문한 시원한 음료를 마셨습니다.
기차 시간이 되어서 탑승하였습니다. 오늘은 눈이 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심지어 입석이신분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평일 낮 기차가 이정도면 사람이 정말 많은것이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저는 코레일톡 앱을 통해서 사전에 예매해서 다행이 잘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레일톡을 사용할때마다 왜 '톡'을 붙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 카카오톡의 인기에 힘입어 코레일의 어플을 만들었는데 그냥 이름을 그렇게 붙인것인지 하는 궁금증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톡이라고 하면 응당 'talk'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 어플에는 코레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시판이나 소통의 공간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어쨌든 그것은 이름지은 공무원에게 물어볼만한 이야기인것 같고 다시 여행이야기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차창의 밖은 이미 하얀 겨울왕국이 되고 있었습니다. 혼자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느라 조금 슬펐습니다. 혼자 타고 가는 기차는 이렇게 외롭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한것 같습니다.
드디어 익산역에 도착하고, 남편을 만났습니다. 언제 도착하는지 말도 안해주고 서프라이즈로 나타났습니다. 심심해서 카페에 들어갈까 말까 수십번 고민하다가 안들어갔는데 그냥 기다리길 잘한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택시를 타고 곧장 맛집으로 향합니다. 드디어 제가 지난번에도 들러서 맛있다고 생각했었던 그 맛집에 도착했습니다. 이 집은 저만 알고싶은, 별로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집인데, 블로그에 와주시는 분들을 위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들 모두 나만 알고싶은 맛집 몇개쯤은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이름을 알려드리지 않겠습니다. 아마 검색해보시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미 유명한 집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 있는 곳입니다. 테이블도 고작 네개밖에 없는 작은 식당입니다. 오늘은 좀 저녁 늦게 도착해서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기본 반찬 셋팅은 김치와 오이, 단무지 입니다. 저는 김치를 잘 안먹으니 다른 사람에게 양보합니다. 혹시 묵은지같은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주 맛있게 드실 것 같습니다. 이대로 반찬을 먹으며 적어도 15분 20분 이상을 기다려봅니다. 주인분이 주문 후에 일일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 배가 너무 고픈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도대체 언제 음식이 나오는지 목빠지게 기다립니다. 주방을 힐끗 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 뭐하나요 결국 한분이 일하시는데, 원래 일하시는 아주머니와 같이 음식을 나르는 딸 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은 안계셔서 주인 아주머니-할머니 혼자 일하십니다.
인내심 테스트를 하며 반찬을 비우고 곳곳에 있는 시들을 읽어봅니다. 내용들이 참 따뜻한 시 들이랍니다.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좀 더 맛있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스빈다. 이 모든것들이 이곳만의 '맛'을 만들어내기도 하는것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의 인내심에 정말 한계가 다다를때 즈음, 드디어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아마 저의 짧은 인내심은 요즘 하도 빨리들 나오는 음식점들 또는 패스트푸드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슬로우 푸드 slow food'가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왜 중요한지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 메밀수제비가 먼저 나왔습니다. 원래 이 곳의 메인은 메밀수제비가 아니고 '메밀소바, 메밀비빔소바' 인데, 겨울 특선메뉴로 메밀수제비를 내놓은 것입니다. 다들 따뜻한 음식을 먹고싶다고 해서 이것을 주문했는데 저는 꿋꿋이 메밀비빔소바를 주문했답니다. 저는 약간 매운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주문한 메밀수제비를 먹어봅니다. 뺏어먹는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맛은 기대한 대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수제비 국물도 맑고 MSG가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맛이 잘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집에서 수제비를 만들게되면 맑은 국물이 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 잘 알고 계실것입니다. 게다가 집에서 하면 밀가루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 곳은 메밀이 들어가서, 주문과 동시에 직접 만들어서 더욱 쫄깃하고 맛있게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이쯤 되면 다른 메뉴의 맛도 아주 궁금해지실것 같습니다. 맛은 한 마디로 하자면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다른분들도 주문하실때 이 메밀수제비와 베스트셀러인 메밀소바중에 한참을 고민하는것이 보였습니다. 결국 각자 하나씩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제가 주문한 메밀비빔소바가 나왔습니다. 늦게 나오는 바람에 다른 분들이 메밀수제비를 이미 몇 수저 뜬 뒤에서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제발 누가 여기 와서 일좀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뻔 했습니다. 양념잠은 오이 아래에 들어있습니다. 참고로 메밀비빔소바를 드실 때 육수를 함께 주시기 때문에 면 살짝 남겨두셨다가 함꼐 드셔보시면 메밀소바 먹는 느낌을 재현하실 수 있답니다. 그냥 외관만 보자면 어디서 많이 본듯, 평범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말 맛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몇번 가보았는데 항상 맛이 변함이 없었던 곳입니다. 언젠가는 TV맛집으로 출연할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저만 알고싶은 그런 맛입니다. 이 곳 주인분 역시 설명을 아주 열심히 하시는 걸로 보아서 자부심이 대단하신것 같았습니다.
사실 여기는 이 메밀비빔소바보단 진짜 메밀소바가 맛있습니다. 국물이 정말 먹음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바를 좋아해서 이곳저곳 많이 가는데, 여태까지 먹어본 소바중에 꽤 만족스럽다고 생각한 소바집은 몇 개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곳은 한그릇 먹고 가기 딱 좋은곳이었습니다. 최고의 발견 중 하나입니다.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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