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수원(水原) 하면 어떤 단어가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아마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Hwaseong Fortress, Forteresse de Hwaseong)을 가장 먼저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삼성SAMSUNG 이라던지 여러가지 단어나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런데 수원은 화성이나 삼성 말고도 또 다른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벚꽃철이 되면 수원 화성 근처에 있는 경기도청의 벚꽃이 그렇게 아름답기 이를데 없다는 것이다. 매년 봄이 되면 수원 사람들은 이 도청의 벚꽃을 보러 팔달구 효원로까지 온다. 4월 첫째주부터 둘째주 주말까지는 이 근처에 차를 끌고가면 한시간을 길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로 많이들 찾는 명소가 바로 경기도청의 벚꽃이다. 재미있는 것은 경기도청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지 매년 벚꽃축제를 열고 있다. 비록 그 시기가 벚꽃이 만개하지 않는 등 항상 들어맞지는 않을지라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벚꽃축제는 지난주에 시작해서 주말에 끝이 났는데,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 벚꽃을 보러 당장 기차를 타던지 아니면 차를 끌고 수원에 가야한다는 뜻이다.
수원의 벚꽃여행길은 경기도청에서부터 시작해서, 팔달산 둘레길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산책하는 느낌으로 걸어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힘겹지 않게 이 거리를 걸을 수 있으며 길을 가다보면 드물게 음료와 길거리 간식들도 만나볼 수 있으니 물 하나정도 챙겨 가면 좋을 것이다. 낮에는 이렇게 한번 팔달산을 돌아보다가 근처의 맛집으로 가서 맛있는 수원의 음식들을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근처에 유명한 통닭거리가 있는데 나는 가보긴 했지만 직접 먹어보지는 않아서 맛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옛날통닭 맛인데 옛날생각을 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한번 가봄직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잠시 수원역 근처의 AK 플라자 또는 수원 롯데백화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것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수원역 로데오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구경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이렇게 낮 시간부터 오후까지 보내다보면 금세 밤이 된다. 밤에는 이 곳에 또 한번 와야한다. 왜냐하면 수원시 야경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의 팔달산을 걸으면 야경이 그렇게 벚꽃과 잘 어우러져 아름답게 보인다. 팔달산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서장대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수원 화성의 성곽 야경 뿐만 아니라 수원 시내, 광교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수원에 사는 사람들은 이 곳을 산책코스 삼아 자주 올라간다. 밤에는 특히 연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으니 전혀 위험하지도 않다. 이 곳을 방문한 당신은 아마 수원의 경치가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유는 화성으로 인해 그 근처에는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발전이 덜 된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비해 옛 건물들이 오래 성곽 안을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인 것이다. 돌아다니다 운이 좋아 길을 발견하면 성 안에 사는 사람들 집을 골목골목 돌아볼 수도 있는데, 어릴적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간직한 채 건물들이 들어서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걷다보면 수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장이 하나 나오는데 그 곳의 길거리 음식은 인기가 정말 많아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이니 참고하고 가시면 좋을 것이다.
아직 많은 외국인들이 수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수원역에 가면 외국인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지만, 그것은 수원 근처의 화성이나 오산 지역에 그들의 일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관광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주로 화성 하나만을 돌아보고 바로 서울이나 부산으로 KTX를 타고 떠나지만, 한국 여행에서 숨은 보석 중 하나가 바로 이 수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원은 곳곳이 아름다운 지역이라 앞으로 한국 여행 카테고리에서 자주 다루고 싶은 도시이다.
이번주라도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수원을 방문해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 글과 사진에는 저작권이 있습니다.
'한국여행 (Korea Travel) > 내맘대로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후에 친구와 싸웠어요.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다. 부산여행 후, 어색해진 친구사이 (0) | 2017.05.19 |
---|---|
2017년 여자 셋의 부산 여행 준비하기, 부제: 너무 힘들다 (0) | 2017.04.22 |
부산(Busan) 여행, 5월의 해운대 바닷가에서 놀아보기 (0) | 2017.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