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은 부산 해운대 바닷가이다. 나는 어릴때부터 주변에 외국인 친구들이 항상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나의 전공 때문이기도 했고, 외국인 동료(fellow)들이 많은 부모님 덕분이기도 했다. 내가 여행에 하도 관심이 많으니까 그들과의 대화 주제는 대부분 여행 또는 해외에 관련된 것들이었는데, 내가 항상 어디가 한국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어보았을 때, 부산(BUSAN)을 빼놓지 않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부산에 자주 가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부산은 지도상으로 볼 때 거의 끝에 있으니까 찾아가는 것 자체를 부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KTX(Train) 기차를 타지 않고서 일반 기차를 탄다면 거의 5시간에서 6시간은 기본이 되는 지역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나도 부산까지는 여행하기가 굉장히 멀다고 생각했었다. 그 이유가 예전에 부모님과 차를 끌고 여름휴가 기념으로 부산에 놀러갔는데 고속도로 정체에 휴게소만 몇번씩 들렀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그랬던것 같다. 그래서 이에 대한 편견을 깨어 보고자 이번에 친구를 데리고 부산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물론 친구가 첫 아이 육아에 지쳐서 더욱 간절히 원한것도 있고, 나도 학교일로 스트레스가 많아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간 것도 한 몫을 했다.
부산 해운대 바닷가 (Haeundae)
부산에 여행을 가면 빼놓지 않고 가야 하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해운대 바닷가가 아닐까 싶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이 해운대 바닷가의 열기를 느끼고 싶어 꼭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아래는 친구가 찍어준 나의 사진인데, 이 시기가 5월 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 백사장에서 놀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이 해운대 바닷가에 와서 정말로 부산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가까이에 보이는 고층 아파트에서 살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더해서, 내가 원할때면 바로 백사장으로 달려가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관광객들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는 그것 만으로도 정말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매년 그렇게 많은 한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 곳에 오는 것인가 보다. 지금이 5월달인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누워 태닝을 하고, 바다 액티비티(Activity)를 즐기고 있었다. 지금은 휴가철 또는 방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산에 거주하거나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 같이 생각되었다. 부산에 사는 언니가 말해준 바로는, 부산에 사는 사람은 여름에 해운대에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사는 수원에도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데, 그들이 붐빌 시간에는 나도 유적지를 방문하지 않으니 아마 이와 비슷한 논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도 화성은 그나마 성수기나 비수기가 따로 없어서 한달에 몇번씩은 방문해서 산책하게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해운대 바닷가 헌팅, 같이 놀 친구를 찾아본다.
20대 초반 친구들은 아마 이런 기대를 가지고 해운대 바닷가에 많이 놀러갈 것 같기도 하다. 인터넷에 보면 그런 이야기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것은 아마 휴가철이 다가올 때 가능한 일인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밤에 맥주 한 캔을 들고 해운대 바닷가를 찾아가면 있을 수 있는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친구가 방문한 5월의 해운대는 가족단위, 연인단위가 거의 90% 정도 되었기에 그런 젊은 친구들의 모습을 구경할 수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만약 정말 한여름에 간다면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예전에 강원도 여행을 갔을 때는 대학교가 방학 시즌을 맞이한 시기여서 같이 놀 사람들을 찾는 모습을 많이 보았었다. 여자친구들끼리, 또는 남자친구들끼리 놀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그룹이 있으면 가서 "같이 놀으실래요?" 또는 게임에서 졌다는 구실로 말을 걸어보고 함께 놀기도 했던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내가 부산을 찾은 5월은 역시 가족의 달인가보다.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해운대를 포함한 바닷가에서 이루어지는 헌팅은 무조건 여름이 적절한 시기인가보다.
나도 부산에 살고 싶어 지게 만드는 해운대 바닷가이다.
나는 부산에 몇번 가 보지 않았다. 한번은 부모님과의 여행이었기 때문에 부산이 얼마나 다이나믹하고 멋진 곳인지 몸소 체험을 할 수 없었고, 나머지 몇 번은 영화 촬영과 부산 국제영화제 시사회참석으로 방문을 했기 때문에 정말 딱 그 장소만 방문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할 수 밖에 없었다. 부산까지 갔는데 하나도 즐기지도 못하고 너무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계기로 부산 곳곳이 어떤지, 이 곳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노는지 알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운 여행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부산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매력적인지 또 알게 되기도 했고 말이다. 사실 나의 숙소 역시 해운대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는 호텔이었는데 그 호텔 앞에서 친구가 술을 먹고 힘들어 하는 것을 부축하다가 내가 다 탈진이 나서 거의 울뻔했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나를 도와서 친구를 안전하게 호텔 방까지 데려다주고 가셔서 너무 감사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분께 감사하다고만 말 하고 음료수 한잔이라도 사례를 해드리지 못해서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아저씨께서 이 블로그를 보실리는 정말 1%도 채 안되는 확률일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참 아쉽지만 말이다. 슬프게도 내 친구는 그 다음날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해서 내가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느라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 아닌 그녀와 함께 여행을 해서 아주 즐거웠다. 사실 지금은 부산 여행을 함께 다녀온 그 친구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 그 친구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고, 친구가 육아를 하면서부터 나와 대화 주제가 정말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래된 친구와 연락이 잘 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화를 할 때면 친구가 아기를 돌보느라 자꾸 전화기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고, 항상 나는 그녀를 챙기는데 그 친구가 내 생일을 매년 까먹고 지나간다던지 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큰 서운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가 당연히 한창 정신없을 그 친구를 이해해야하는것이 맞는데, 왜 이리도 서운한지 잘 모르겠다. 나는 그 친구 아이의 생일까지도 항상 챙기고 혹시나 서운할까 아이 선물도 사주고 정말 잘 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것인지 지금까지도 마음이 참 힘들다. 그래서 나는 이번 5월에 해운대 바닷가를 한번 더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마 또 여행을 가면 그 친구가 많이 생각날 것 같다. 그 친구도 5월이 되면 나와 했던 부산여행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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