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나는 체코 프라하를 오랜만에 방문했다. 이번에도 역시 여행으로 이 곳을 찾게 되었는데 확실히 9년전과는 조금 현대화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신에 프라하의 까를교, 블타바 강과 유적들은 그때 당시 그 대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오늘은 겨울에 체코 프라하 여행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 몇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한다. 나는 여름과 겨울을 모두 겪어보았기에 겨울 체코 프라하 여행의 장점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것 같다.
1. 한국출발과 도착 동선이 너무 좋다.
우리나라에서 프라하까지는 다른 유럽 도시보다 가깝기 때문에 얼마 걸리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비행기 직항을 타게 된다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특히 겨울에 여행을 가려면 짐도 많고 두꺼운 겉옷도 입었다가 벗었다가 여러번 해야해서 쉽게 지치는데, 프라하는 가까워서 이런 귀찮은 상황들을 몇번 겪지 않아도 된다. 다른 곳보다 노선이 짧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다. 물론 경유를 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가까운 편이다.
2. 유럽여행 코스 중에 빠질 수 없는 도시이다.
많은 학생들이 여름방학 유럽여행 코스로 체코의 프라하를 지나치게 된다. 유럽여행의 보통 기본 루트가 영국 in 프랑스 out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돌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 오스트리아나 다른 지역을 들르려면 프라하를 지나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잠시 프라하에서 몇일을 보낸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비싼 물가를 접하다가 이 곳에 와서 저렴한 물가와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나도 그 기억이 거의 10년을 가는것을 보니 역시 프라하는 역시 정이 가는 도시인것 같다.
3. 물가가 저렴하다.
체코 프라하는 유로(EURO)를 쓰지않는다. 체코라는 나라 전용의 화폐단위인 '코루나'를 쓴다. 그래서 다른 화폐를 쓰기 어려우므로 우리나라에서 원화를 유로로 전환해 가서, 보통 현지에서 코루나로 바꾼다. 코루나로 환전하기까지의 수수료가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체코의 물가는 정말 저렴하다. 몇달 전 다녀온 체코 프라하의 체감 물가는 9년전보다는 당연히 비싸졌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에 좋은 최고의 여행지임에는 틀림없다.
4. 겨울에는 유럽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체코의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체감상 훨씬 더 춥다. 온도는 분명히 1도 3도정도 되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이상하게 한기가 돌아서 건장한 성인 남성들도 추워하는 날씨이다.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파는 핫 와인(hot wine)이 있는데 그 따뜻한 와인을 마시면 몸이 노곤노곤해지며 추위를 한순간에 잊게 된다. 게다가 이런 길거리 음식을 파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신기한 크리스마스 물건들을 많이 판매한다. 여행객 대부분은 길거리 음식을 즐기러 오기는 하지만 가끔 운이 좋으면 집에 장식을 할 수 있는 물건들을 찾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저렴한 가격으로 지인들에게 줄 작은 선물꾸러미를 꾸리기에도 적당하다. 그리고 광장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우리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마음껏 느끼며 돌아다니기에는 이곳 프라하가 최고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겨울에 프라하를 방문하는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5. 따뜻한 겨울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체코는 맥주가 물보다 저렴하기로 유명하다. 이것은 다른 유럽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 중 하나이지만 일단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해서 따뜻한 음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체코에서 먹어봐야 할 음식 5가지' 안에 들은 음식들은 모두 따뜻하다. 여름에 먹어도 맛있겠지만 추운 겨울에 먹으면 훨씬 더 맛있다. 내가 겨울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스비치코바(Svičková)였는데, 따뜻한 소스와 부드러운 고기가 어찌나 맛있는지 여행중 돌아다니느라 추웠던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먹었던 뜨르들로(Trdelník) 또는 뜨르들로라고 불리우는 체코 전통 빵과자가 참 따뜻하니 맛있었다. 이런 음식들 말고도 굴라쉬같은 것도 한국인의 입맛에 꽤 잘 맞는 편이므로 겨울에 체코를 방문한다면 따뜻한 음식 위주로 식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6. 겨울에도 실내에서 즐길 것이 많다.
체코 프라하에 오면 음악을 놓칠 수가 없다. 물론 관광지 어디에서나 들려오는 길거리 악사의 음악소리는 우리의 지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관광객들이 체코가 재즈(Jazz)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이 곳을 방문하고 지나쳐버린다. 프라하에는 여러개의 재즈 클럽이 있는데 추운 프라하의 겨울날 와인과 칵테일을 곁들이며 재즈 공연을 감상하면 그렇게 흥이 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빌 클린턴이 다녀갔다는 재즈클럽인데 가격도 저렴하니 다녀와보아도 좋은 저녁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재즈 공연이 끝나는 밤 거리도 관광객이 많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또한 체코의 유명한 박물관 몇 곳이 있어서 관광을 하다가 이 곳에서 몸을 녹이며 작품들을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어떤 도시는 겨울이면 공사를 진행하고 레스토랑들도 문을 많이 닫아서 황량하게 느껴지는 곳도 있는데 체코 프라하는 그런 점에서 우리의 걱정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곳이다. 분명히 체코 프라하는 한겨울에 매우 춥지만 그만큼 여름과는 달리 색다르게 즐길것도 많고 볼거리도 풍부하다. 게다가 직장인들이 겨울에 아주 짧은 휴가를 내더라도 직항을 타고 다녀오기 좋은 곳이 바로 이 곳 프라하라서 아마 방문하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한국인에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저렴한 물가와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풍경을 보기에는 최고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또 체코 프라하에 가고 싶다. 찬 강바람이 나를 얼게 만들었지만 맛있는 음식과 여행으로 즐거워진 마음은 이에 비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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